사연공모 우수작새우깡과 함께 한 사연을 올려주세요!

새우깡과 외다리 갈매기

작성자
이종호(경남 진해시 태평동)
등록일
2003.03.21
조회
3,433

나는 진해 어느 부둣가에서 바다를 벗삼아 삶을 영위하고 있다. 새우깡을 통해 외다리 갈매기와의 만남을 소개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사람들의 사회에서도 장애인의 슬픔이 있듯이 동물의 세계에서도 장애를 갖고 있는 동물이 있음을 TV를 통해 보아 왔지만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온전한 갈매기들의 틈새에서 생존을 영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한 외다리 갈매기를 만났음은 가슴 아픈 애절한 나의 사연이 아닐 수 없다.
새우깡은 어릴 때부터 시험 공부할 때의 나의 주요 간식이었고 지금은 하루일을 마치고 호프집에 친구들과 함께 들렀을 때 주요한 술안주이기에 나의 인생 역사와 함께 해온 나의 벗이다.
그 담백한 새우깡의 맛에 더하여 어찌 이 바닷가에서 외다리 갈매기를 만나 나의 애틋한 마음을 전할지 애태우게 되었을까?


내가 이곳 부둣가의 직자에 취직한 이후 얼마 지난 뒤 우연히 부둣가에서 새우깡을 먹다가 TV광고에 나온 새우깡의 광고를 생각하고 부두 위를 날고 있는 몇 마리의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 주었더니 아직 진해의 갈매기들은 순진해서인지 공중의 새우깡은 집어먹지 못하고 바다에 떨어진 새우깡을 마치 공중에서 지상공격을 하는 전투기처럼 날쌔게 집어먹는 것이 아닌가? 재미있고 신기해서 계속 새우깡을 던져 주었더니 어디서 날아왔는지 수많은 갈매기들이 날아들어 서로 부딪히지 않으려고 피하면서 생존 경쟁적으로 새우깡을 집어먹는 것이었다.
그후 세상의 생존경쟁은 어느 곳에서도 존재한다는 자연의 진리를 실감하면서 시간 나는대로 새우깡을 갈매기들에게 던져주며 즐거운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다른 갈매기와는 달리 수면으로 내려오려 하다가는 내려오지 못하고 다시 올라갔다가는 다시 새우깡을 집으려고 내려오기를 반복하는 갈매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웬일인가 싶어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그 갈매기는 다리 한쪽이 없는 외다리 갈매기였다. 순간 가슴이 찡해옴은 세상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살고 있는 장애인들을 생각했음일까?
그 외다리 갈매기는 바다 수면에 내려와서 새우깡을 집어먹으려고 시도했지만 정상적인 두다리 갈매기에게 밀려 집어먹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그 외다리 갈매기의 어려움을 알아주는 정상적인 갈매기는 한 놈도 없었다. 불쌍했다.
마음이 안타까워 어떻게 하면 저 외다리 갈매기에게 새우깡 한개라도 먹일 수 있을까 생각했따. 바다에 새우깡을 던지는 대신 육상 부두에 새우깡을 던져 놓아 보기로 했다. 역시 모들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집어먹으려 날아들었는데 결과는 바다 위에 새우깡을 던질 때와 같았다. 그래서 외다리 갈매기가 강하하는 시점에 맞추어 새우깡을 던져놓고 정상적인 갈매기가 내려오면 쫓아내기를 몇 차례 반복한 뒤에 드디어 외다리 갈매기가 새우깡 한 개를 입에 물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희열의 마음을 가슴 가득 품고 또다시 새우깡을 집어먹으려고 다가오는 외다리 갈매기에게 같은 방법으로 새우깡을 던져주었다. 며칠동안 그렇게 한 후에는 그 외다리 갈매기도 나를 알아보고 내가 부둣가로 나가면 새우깡을 던져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관심을 갖고 사랑을 한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새우깡을 통해 맺은 그 외다리 갈매기와 나의 새로운 시각으로 장애인들을 보게 한 계기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항상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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